2024년 2월 서울 무료전시 김홍석 국제갤러리

2024년 2월 1일부터 2024년 3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국제갤러리에서 김홍석 작가의 개인전 '실패를 목적으로 한 정상적 질서'가 개최됩니다. 전시는 무료전시로 국제갤러리 K2, K3 두군 곳에서 개최되며 이번 전시에 해석 정리해 보겠습니다. 

 

목차

 

국제갤러리 소개

 

 

국제갤러리는 종로구에 위치한 공간이 3군데로 나눠져있는 갤러리단지입니다. 1982년 이현숙 회장이 설립한 국제 갤러리는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화랑으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국내외 미술작가들의 주요 작품과 흐름을 소개하고 문화를 아우르는 허브의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으며 해외작가들의 개인전을 연달아 개최하며 국내 미술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으며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아트 바젤 (Art Basel)에 1998년부터 꾸준히 참가하는 등 선두에서 다양한 해외 컬렉터들과 미술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미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알려오고 있습니다. 

 

주소 : 서울 종로구 삼청로 54 

운영시간 : 월요일~토요일 10:00 ~18:00 / 일요일 10:00~17:00

 

 

김홍석 작가 소개

김홍석은 서울 출생으로 1987년 서울 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이메서 수학하였습니다. 현재 상명대학교 무대미술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꾸준히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져왔습니다. 

 

2024년 2월 전시 '실패를 목적으로 한 정상적 질서'

"뒤엉킨 세계는 이원론적 사유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실천의 시작이다. 아마도 현대성은 곧 모든 것의 '뒤엉킹'일 것이다."

 

 

 

K2 1층 공간의 작품들은 대중이 흔히 학습해 온 당연한 정보들이 통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와 같이 익숙한 개념들이 해체되어 엉켜 있는 상태는 관람객에게 친숙하면서도 낯선 광경을 선사합니다. 전시장에서는 어딘가 생소한 형태의 조각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커의 얼굴에 고양이 몸을 한 조각은 조커가 고양이 털옷을 입은 것인지, 고양이가 조커의 탈을 쓴 것인지 분간할 수 없으며, 하이힐 높이로 제작된 슬리퍼는 그 존재의 가치와 목적성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픽토그램처럼 단순화된 형태와 색감으로 표현된 불꽃 조각 연작이 2차원과 3차원의 경계를 허물고 있으며 돌멩이를 든 손과 바닥에 놓인 카펫 조각은 조각의 물질성을 해체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돌, 손, 카펫 등이 극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음에도 불구, 그 모습과는 모순되는 성질의 재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무거워야 하는 돌멩이는 레진을 사용해 매우 가볍게 , 가벼워야 하는 카펫은 브론즈를 활용해 아주 무겁게 제작되었습니다. 실재-허구, 정상-비정상, 옳고-그름의 대립항들이 뒤엉킨 상태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바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진정한 현대 서우 즉 보편적 개념에 얽매이지 않은 완전한 자유로움입니다. 

 

 

 

 

 

 

K2 2층에는 사군자 페인팅을 필두로 연꽃, 대나무, 잡목 등을 그린 회화 작품들이 자리합니다. 사군자의 묵향 대신 돋보이는 두터운 마티에르는 도양의 군자 정신과 태도를 서구 모더니즘의 개념으로 지워버리고, 현대 동양인의 정신분열적 물질성을 보여줍니다. 동양화에 대한 보편적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 그에 대항하는 개념인 서양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아크릴과 캔버스를 재료로 삼아, 작가는 다시 한번 고착화된 개념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전시 주제를 강조합니다. 또한 연꽃, 대나무, 잡목 등을 표현한 회화에서도 각 식물들에 내재된 의미는 없으며, 이는 회화의 화면 구성을 위해 채택된 주제들입니다. 이렇게 내재성과 함축적 의미를 모두 제거한 작품에는 순수형태 그대로의 본질만이 오롯이 남게 되고, 구체적인 목적 없이 그려진 대상들은 오로지 화면의 구성(비례, 균형, 리듬, 통일, 조화)을 위해 캔버스 위를 자유롭게 유영합니다. 전시장 내부에는 공공장소에서 흔히 들리는 음악에서 착안한 배경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작가는 어릴 적 백화점에서 들었던 조용하면서도 세련된 음악의 존재를 인식한 후로 줄곧 기차역, 공항, 쇼핑몰과 같은 공적 공간의 음악에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대중적인 배경음악은 관람객의 무의식에 도달해 갤러리가 고급스럽고 특수한 곳이 아닌 공공적 공간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K3에서는 보다 유쾌한 광경이 연출됩니다. 전시장 중앙에는 천장을 뚫고 바닥에 떨어진 듯한 거대한 운석 덩어리가 위치하는데, 부지불식간에 생겨난 이 무명의 덩어리는 중력 가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깨진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갈라진 형태 사이로는 지구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불문율적으로 합의한 '별'이라는 기호를 띤 두 개의 물체가 관찰됩니다. 김홍석은 이번 개인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합니다.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리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정의들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표현해 기존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미술가의 책임이며 '미술은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이처럼 작가는 한때는 별이었으나 현재는 하나의 돌이 지나지 않는 본체와, 그 내부에 보이는 별의 표상의 조화를 통해 실재적 존재와 해석적 존재의 개념을 뒤엉키게 만듭니다.